[노숙자 부부와 남겨진 아이]

🌧️ 1. 낯선 집에서의 시작 🌧️

회색빛 구름이 드리운 거리, 비가 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어딘지 모를 낡은 집 앞에 서 있었다. 벽은 오래된 흙냄새가 배어 있었고,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안에서 희미하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허름한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가 보였다. 그는 크라운 산도를 손에 쥔 채 먹고 있었다.

"딸기 맛이야?"
나는 무심코 물었다. 알고 있는 맛이었지만, 확인하고 싶었다. 남자는 나를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

"글쎄, 한번 먹어볼래?"

그는 산도를 내밀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받아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확실히 딸기 맛이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웠지만, 왠지 씁쓸했다. 남자는 산도를 다시 가져가면서 어딘가 불안한 눈빛을 보였다. 그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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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숨겨진 돈 🍓

그의 옆에는 여자가 있었다. 아마 아내인 듯했다. 그녀는 바닥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손이 소파 밑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했다. 마치 중요한 걸 잃어버린 사람처럼 초조해 보였다.

"뭘 찾고 있어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손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작은 봉투를 꺼냈다. 안에는 몇 장의 지폐가 들어 있었다. 여자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쥐더니 숨을 내쉬었다.

"이 돈이 필요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나는 그녀가 왜 돈을 숨겨두었는지, 왜 남편이 그것을 알지 못했는지 묻지 않았다.

그때 문이 열렸다. 흰 옷을 입은 권사님 몇 분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아기를 안고 있었다. 아기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지만, 얼굴이 창백했다.

"부부가 아기를 두고 나갔어요."
권사님 중 한 명이 말했다.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는 아기를 바라보았다. 작고 여린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부모가 아기를 두고 어디로 사라졌을지 생각하자 가슴이 저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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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부족한 것들 🏚️

권사님들은 아기를 돌보며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설거지를 하던 중 권사님 한 분이 말했다.

"퐁퐁이 없네. 누가 좀 사다 줄 수 있을까?"

나는 조용히 일어나 문을 나섰다. 집 근처의 작은 가게로 향하면서 주머니를 뒤졌다. 돈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주머니에 작은 지폐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가게에서 퐁퐁과 함께 쓰레기봉투도 샀다. 뭔가 부족할 것 같아 준비했다. 돌아오는 길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이들이 정말 다시 돌아올까?'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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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가 멈추다 🌧️

집에 도착하자 아기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권사님들은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나는 퐁퐁을 싱크대 옆에 내려놓았다. 설거지를 다시 시작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점차 멈추고 있었다. 흐릿했던 하늘에 작은 틈이 생기더니 햇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마치 어두운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기가 미세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 작은 움직임이 어쩐지 희망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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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깨달음 🌸

비록 부모가 사라졌지만, 아이는 남아 있었다. 권사님들이 손을 모아 기도했고, 나는 아기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아이를 위해 남아 있었고, 누군가는 그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날의 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때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 몰라도, 남겨진 것들 속에서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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